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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에세이 또 하나의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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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물이 약동하는 시기로 완연한 봄철을 알리는 춘분과 부활절은 깊은 관계가 있다. 햇볕이 따사로워지고 자연이 다시 태어나는 것을 축하하는 시간이 부활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부활절이건만 나에겐 무척 고통스런 기간이다. “나의 설교 사전에는 리바이벌이 없다.”고 주장해 온 사람이 동일한 내용의 부활절 설교를 일곱 번이나 한 것은 언행불일치를 드러낸 것이다. 그것도 인간의 삶은 죽음으로 끝난다는 가장 확실한 사실에 도전하면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는 한 분에 관해 증언을 했으니....

세상은 사실들이라는 죽음의 손아귀에 꽉 잡혀있다.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죽는다는 사실에. 선한 사람들도 마지막에는 죽는다는 사실들에 직면한다. 우리는 나이를 먹을수록 죽음으로 향하면서, 끊임없이 죽음에 대한 위협과 공포를 벗어나지 못하는 음침한 세계에 꽉 매이게 된다. 죽음은 그런 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머무르게 된다. 그래서 부활에 대한 기대와 놀라움이란 거의 없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 우리들의 삶이다. 죽음은 우리들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죽음은 가장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캠페인이다. 죽음이 최후의 말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어갈 때조차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우리는 모든 것들이 죽음으로 끝난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직면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지 않은 일었지만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났으니 이제 각자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죽음은 교활하게 자신의 세력을 확장한다. 죽음의 권세들은 쉽게 인식되지 않는다. 이유는 우리가 그것들에게 다른 이름들을 붙이기 때문이다. 죽음은 질병, 부패, 굶주림, 가난, 어린이학대, 배우자 학대, 노예화, 억압, 인종차별, 테러 등으로 불린다. 그런 죽음의 권세들은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평안과 생명을 위협한다. 우리는 건강을 빼앗아가기 위해 우리의 몸 안에 질병으로 가장하고 들어오는 죽음의 권세를 인식한다. 우리는 사회 안에서 우리와 이웃들로부터 정의와 평등을 빼앗아 가는 죽음의 권세를 인식한다. 우리의 삶과 가족들을 빼앗아가는 기업인들과 정치인들의 욕심, 거짓, 불의, 그리고 타락을 인식한다.

감히 누가 이런 죽음의 권세들과 전쟁을 선언할 수 있는가? 하나님뿐이다. 그리고 그분이 죽음의 권세들과 싸워 가장 분명하게 승리한 전쟁이 바로 부활이다. 세상은 감히 십자가 위에서 예수와 하나님에게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행했다. 그 다음, 하나님의 차례가 왔다. 하나님은 부활절 아침, 한 번에 세상에 대해 하실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행하셨다. 그래서 땅이 흔들렸다. 죽음은 인간에 관한 것이지만, 부활은 하나님에 관한 것이다. 동정심이 많지만 무력한 좋은 친구 같은 하나님이나 어떤 내적인 경험으로서의 하나님이 아니라, 전혀 길, 진리, 생명이 보이지 않을 때 새 길, 새 진리, 새 생명을 창조하시는 하나님이다. 악이 패할 때까지 악에 대해 전쟁하시는 하나님, 이런 책임을 완수하고 계심을 우리에게 확실하게 보여주시기 위해 죽은 예수를 일으키신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죽음으로 끝나는 세상에 새로운 사실 하나를 끼워 넣으셨다. 하나님은 잔인한 십자가를 승리의 도구로, 우리가 행할 수 있는 최악의 것들과 우리의 죽음을 취급하는 모든 행위들을 생명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복수가 아니라 용서할 줄 아는 세상,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주는 세상으로 만들 수 있다고. 그것이 바로 부활의 길이라고.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이 만드시는 부활을 설명하지 못한다. 단지 우리들의 이웃 사랑과 나눔, 그리고 섬김 등으로 그 부활에 참여하며 증거할 뿐이다. 죽음의 위협에도 움츠러들지 않고 그 죽음을 짓밟고 나가는 새로운 길이기에.

/ 대구일보 2010. 4. 21 (
계명대학교 교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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