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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에세이 식사 하는 것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 KALAHKAL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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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사람들이 식사 하는 것을 보면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이것은 중동의 잠언이다. 무엇을 먹으며 또한 누구와 함께 식사를 하는지가 매우 중요한 때가 있었다. 하지만 패스트푸드 시대와 가족들이 TV 주위에 둘러앉아 저녁식사를 하는 오늘 우리 시대에는 그런 잠언은 전혀 의미가 없을 것이다.

특별히 유대인들에게는 함께 식사하는 것이 실제적으로 종교적인 경험이었다.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은 그들의 믿음을 축하하는 것으로, 식탁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매우 특별한 규칙이 따랐다. 청결함은 아주 중요한 것이었다: 깨끗한 음식, 깨끗한 접시들, 깨끗한 손, 그리고 깨끗한 마음. 본래 유대인에게 식사는 하나의 예배 의식이었기 때문에 신앙인들은 그 종교적인 식사에서 자신들의 생활에서 매우 평범하고 구체적인 것들을 정결하게 함으로 하나님을 섬겼다.

하지만 예수님은 식사를 종교적인 정결의식으로 여기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식탁 매너의 소유자였다. 그는 자신의 손으로 공용 접시를 덥석 잡음으로 손가락을 사용하는 식사의식을 무시하였다. 그는 자신 앞에 있는 것은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먹었다. 이렇게 그는 종교적으로 경멸 받을 식사생활을 하면서 공적으로 알려진 불결한 사람들과도 함께 앉아 식사하는 것을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여겼다. 사람들은 그가 식사하는 것을 보고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모든 감각을 상실한 사람으로, 죄인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즐김으로 죄를 쉽게 용서해주는 사람으로, 그리고 자신을 높이며 격조 있게 사는 사람들의 얼굴에 침을 뱉을 수도 있는 사람으로.

그 당시에는 죄인들은 다섯 가지 영역 속에 든 사람들이었다: 돼지를 치는 농부들과 세리들 같이 더러운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 거짓말 장이들과 성적으로 문란한 자들 같이 비도덕적인 것들을 행한 사람들, 우리와 같이 종교나 교단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라 율법을 지키지 않던 사람들, 사마리아인들, 그리고 이방인들.

그래서 만일 내가 이런 죄인들을 위한 식탁을 추잡스런 집에 차린다면, 어떤 사람들을 초대할 것인가? 아마 낙태 수술하는 의사, 아동성추행자, 무기판매자, 쓰레기 수거자, AIDS 걸린 젊은 남자, 병아리를 죽이는 자, 십대 털이범, 그리고 세 명의 다른 아버지들을 가진 다섯 아이들을 이용하여 사회복지 지원을 받는 미혼 여성 등. 혹시 더 추가할 사람들이 있는가? 그런 식탁의 제일 윗자리에 예수님을 넣는 것을 잊지 말라. AIDS 걸린 젊은 남자에게 롤빵을 건네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을. 그리고 일하러 낙태 수술을 하러 가려는 여의사에게 한 번 더 커피를 권하는 사람을.

만일 그런 일이 여러분의 마음을 약간 상하게 한다면, 그 다음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하게 될 것이다. 곧 바로 실태 조사를 의뢰받은 심판위원회나 윤리위원회 위원들이 증거 자료들을 얻기 위해, 그 문제의 음식점으로 찾아가 죄인들의 식탁으로부터 들키지 않을 정도의 거리에 놓인 큰 식탁에 앉을 것이다. 조사위원들은 모두 좋은 치아를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손가락 밑에는 어떤 더러운 때도 끼어 있지 않다. 고급음식이 나오면 그들은 세련되게 고개를 숙이며 손을 붙잡고 기도를 한다. 그들은 모두 격조 높고 멋진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옆 식탁에서 매너 없이 음식을 먹고 있는 그 이상한 사람들을 쳐다보면서는 자신들의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는 없을 것이다.

병아리를 죽이는 사람은 계속 하얀 작업 모자를 쓰고 있고, 쓰레기 수거자는 계속 썩은 고기 냄새를 풍긴다. 아동성추행자는 자신의 입으로 숟가락을 빨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 그러나 그들 누구라도 우리의 속을 뒤틀리게 하는 자들은 아니다. 정말 우리의 속을 뒤틀리게 하는 사람은 바로 예수님이다. 마치 아무 문제도 없는 것처럼 그곳에 앉아 있기 때문이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실패한 자들에게 잔치를 베풀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승리한 자들에게는 그 잔치 비용을 계산하라고 요구하면서.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다 말하면서 서로를 무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하라면서. 우리 중 누구라도 아무리 잘못되었더라도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우리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는 유일한 방법은 서로에 대한 우리의 관계를 실천하는 것이다. 식당 멀리 떨어져 앉아서 조사하면,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수 없다. 의자를 당겨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나는 그들이 식사하는 것을 보고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았다.
 

/ 대구일보 2008. 5. 2. 허도화(계명대 교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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