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학) 자료 나의 주기도문 이해와 설교론(1) / 허도화 교수

주기도문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의 바른예배와 삶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주기도문은 교회의 공적기도와 예배기도로서 우리가 누구이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형성하는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교회의 주기도문은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의 예배에서 주기도문은 단순한 주문의식이나 지나가는 순서의 하나로 지나치게 형식화되었고 교회학교나 신앙교육 과정에서는 암기 위주의 테스트 항목으로 지나치게 단순화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주기도문이 우리가 믿고 따르는 주님의 기도였음을 기억하고, 단순한 과거의 기도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40여초 안에 끝낼 수 있는 짧은 기도지만 주기도문은 과거에 행하신 하나님의 구원 행위들을 기억하는 동시에 미래에 하나님의 통치를 기대하는 기독교 공동체의 대표적인 기도방식으로 회복되어야 한다.¹
  이글은 주기도문의 위기로부터 그리스도인의 바른 예배와 삶을 회복하는 기회를 찾아보려는 한 목회자의 관심을 나타낸 것이다.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주세요.
 
만일 주기도문이 없었다면 우리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주세요"_{눅 11:1}라는 말은 제자들이 예수님에게 청한 몇 가지 중요한 부탁 가운데 하나였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기도의 모델을 주셨다.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_{마 6:9}. 우리는 이 모델을 주님의 기도_주기도문라고 부른다. 터툴리안 _Tertullian은 주님의 기도를 복음의 요약으로 불렀다.
신약성경에는 예수님이 제잗르에게 가르쳐 준 기도의 모델이 마태복음_6:9~13과 누가복음_11:2~4에 나타난다.
 이 기도는 서론적 감사, 간구들, 그리고 결론적 감사요약² 이라는 유대인 기도의 이상적인 구조를 반영한다.
이것은 예수님이 유대교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음과 함께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회당 예배에서 사용되고 있는 공중기도를 가르치셨음을 의미한다. 예수님은 주기도문에 당시 유대인들이 회당예배에서 부르던 동일한 하나님의 이름과 동일한 형식의 문체를 사용했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예수님께서 구약성경과 예식이 말하는 것들을 폐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전하게 만들려고 했음을 알 수 있다_{마 5:17}.  

  제자들이 예수님에게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요청한 이유들 중 하나는 기도가 많은 신앙인들에게 문제가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도란 무엇을 행하는 것인가, 무엇을 구해야 하는 가, 무엇을 말해야 하는 가 등, 당시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자기 암시나 자아치료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기도가 자신들이 원하고 행해야 하는 것들을 확실하게 머리로 집어넣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에게 기도는 자아 속으로 더욱 깊이 들어가도록 돕는 고요한 묵상 시간으로 이해되었다. 이런 잘못된 기도 이해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들 가운데 예수님이 지적한 두 가지가 '거짓된 기도'와 '중언부언하는 기도'다.
하나는 하나님에게는 통하지 않기에 사람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는 외식하는 자들의 거짓된 기도_{마 5:5}다. 이런 기도는 속이 훤하게 보이는 가식적 설교와 같다. 이런 외식적인 기도는 사람들에게 나를 더욱 기억해달라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우리 자신이나 사람에게만 말하는 이런 기도를 중요하게 여기실 리가 없다. 이것은 우리의 기도를 어리석게 그리고 헛되게 만든다.
또 다른 하나는 말을 많이 해야 들으실 줄 생각하는 이방인들의 중언부언하는 기도다_{마 5:7}. 이런 기도는 실제적으로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무신론과 같다. 하나님께서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기도를 한다. 가능한 우리 자신에 관한 것들을 하나님께 알려드리는 데 기도의 목적이 있다.

  예수님은 이 두 가지 잘못된 기도를 하는 자들이 처한 위기를 잘 드러내고 있다. 그들은 기도를 통해 자신들의 신앙과 삶을 하나님을 위한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기도를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 바리새인들과 이방인들은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하나님이 행하신 일들과 관련하여 무엇을 간구하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 공동체성을 형성하는 데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기도가 어떻게 이런 일상적인 기도의 위기를 극복하도록 하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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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註)
  
1. Robert E. Webber, Ancient-Future Worship: Proclaiming and Enacting God's Narrative (Grand Rapids,
     Michigan: Baker Books, 2008), 149.  
2. Camine Di Sante, Jewish Prayer: The Origins of Christian Liturgy (Mahwa, NJ: Paulist Press, 1985), 19.
서론적 감사, 간구, 결론적 감사요약으로 구성된 구조는 다윗의 기도(역상 29:10~20)에서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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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도화 / 계명대학교 예배설교학 교수

 출처 : 그말씀 (2009년 4월호) / 나의 주기도문 이해와 주기도문 설교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