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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에세이 시간이 되면 문을 닫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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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는 미국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남자 성도가 사업차 북쪽으로 자동차를 몰고 지나가다가 방향을 돌렸다. 1842년에 건축된 역사적인 그레이스-갈보리 교회당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는 그 교회당 내부를 보지 못하고 돌아오게 되어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는 자신의 아쉬운 마음을 한 목사에게 이렇게 표현했다. “늦게 도착해서인지 그 교회의 사무실이 잠겼더군요. 그래서 발뒤꿈치를 들고는 창문을 통해 교회당 안을 보았죠. 그래서 많은 것들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아름다운 교회당인 것만은 확실하더군요. 다음 기회에 방문할 때는 미리 교회에 전화를 걸어 내부를 모두 보고 올 것입니다.”

교회당 문을 밀어보았어요?”라고 목사가 그에게 물었다. “아니요. 단순히 저는 교회당 문이 잠겼다고 생각했어요.”라고 그가 말했다. “저런! 그 교회당 문은 결코 잠겨있지 않아요. 그 교회는 이미 수백 년 전에 교회당 열쇠를 잃어버렸거든요. 그 교회는 들어가고 싶으면 누구라도 언제나 들어갈 수 있도록 되어있어요.”라고 목사가 말했다. 그는 목사의 말을 믿을 수 없는 것처럼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요즘 같이 사람을 쉽게 믿을 수 없는 시대에 교회당 문을 항상 열어놓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어 했다. 그러나 그 교회는 그렇게 하고 있다.

그 교회는 문 열쇠가 없는 대신 문 버팀 쇠를 사용하여 항상 문을 열어놓는다. 그 문 버팀 쇠에 달린 작은 동판에는 이 장소의 문들을 모든 사람에게 열어놓으세요.”라는 글이 적혀 있다. 동일한 내용을 사명선언문에도 표현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항상 열려있다고. 무더운 여름철에 에어컨을 켤 때도 그리고 주인 없는 고양이들이 교회당 안으로 들어온다 해도 교회의 문들을 닫지 않는다. 모든 문들이 열린 채로 작은 밧줄에 묶여 있어서, 누구라도 하나님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밤이든 낮이든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나는 그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있는 교회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문이 항상 열려 있으면 들어가기 위한 동기부여가 사라지고 만다. 문이 닫히지 않는다면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시간을 지킬 필요도 사라진다. 예를 들어, 내가 기억하는 한 교수는 수업을 시작할 시간이 되면 안에서 교실 문을 걸어 잠근다. 그 교수의 수업시간에 늦은 학생은 아주 운이 없는 것이다. 그런 학생이 시간을 철저하게 엄수하게 되는 데는 약 1주일이 걸린다. 수업을 시작할 시간이 되면 철저하게 교실 문을 안에서 잠그는 방법이 수업뿐 아니라 학생들까지 변화시키는 것을 보았다.

그 교수가 교실에 들어올 때면, 학생들은 모두 수업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지각한 학생들이 가랑비 내리듯 한 명 그리고 또 한명씩 찔끔찔끔 들어올 때처럼 수업을 위한 에너지를 빠져나가게 하는 것은 없다. 마치 코끼리를 타고 들어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지각하는 학생은 친구들의 눈에 거슬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 교수의 수업에는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 몇몇 학생들이 그 교수를 너무 엄격하다고 비난하였지만, 전반적으로 나타난 결과는 학생들 서로에 대해 상당히 존중하고 배려하게 되었다. 그 교수는 학생들을 진지하게 대했으며 학생들은 그 은혜에 보답했다. 학생들은 일찍 교실에 도착하여 수업을 준비하려고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열심히 노력하고 시간을 잘 지키면 좋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이것은 일찍 와서 질 높은 수업을 듣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있는 다른 동료들에 대한 존중이고 배려이다. 참 좋은 일이기에 시도해볼 일이다. 교수와 학생들은 서로에 대해 결코 낮은 기대를 하지 않게 된다.

우리 사회가 그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교회도 주일예배가 시작되면 예배실 문을 잠근다. 그리고 문 밖에 예배가 이미 시작되어 문이 잠겼습니다. 2층이나 지하실로 가셔서 예배를 드리십시오.”라는 안내판을 걸어 놓는다. 회사의 업무 그리고 학교의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도착하여 준비를 하듯, 조금만 더 일찍 집을 나서기만 하면 얼마든지 시간 안에 들어갈 수 있다.

한 해의 마지막 시간으로 다가가면서 그렇게 많은 시간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했는지 계산해 본다. 때가 되면 닫히는 문의 특성을 알지 못하고 항상 열려 있을 것으로, 그리고 언제나 기회가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지내온 한 해가 아닌지. 사실은 우리에게 열려 있던 문들이 더 많은 것들을 요구하고 있었다는 것을 왜 깨닫지 못했는지를.

/ 대구일보 2009.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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