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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에세이 휴대폰을 가지고 나를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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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텔레비전을 통해 킴 베신저가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휴대폰(Cellular; 2004)을 보았다. 이 영화는 한 여성이 이유도 모른 채 정체불명의 괴한들에 의해 집에서 납치되어 어딘지 알 수 없는 장소에 구금되었다가 구출되는 이야기이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구출될 수 있을 것인가? 문제의 해결은 휴대폰을 이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구금된 고등학교 과학교사인 여주인공은 박살난 전화기를 조합한 후 아무 번호든지 돌려 도움을 청한다. 이 여인의 무작위 통화시도로부터 우연히 휴대폰 전화를 받은 한 젊은이는 영구적이지 않은 휴대폰 배터리의 위기까지 잘 극복하면서 끝까지 휴대폰 통화를 유지하여 여주인공뿐 아니라 그녀의 가족까지 구한다. 나는 이 영화로부터 휴대폰을 잘 이용하면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들었다.

한 외국의 이동통신업체는 200812월에 휴대폰 가입자 인구가 40억 명을 넘었다고 말했다. 이 수치는 현재 전 세계 인구의 60%에 해당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9년 말까지 국내 휴대폰 서비스 가입자가 국민의 94%4,5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산된다. 갓난아기와 고령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민이 휴대폰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말이다. 휴대폰은 현대 생활필수품의 자리를 뛰어넘어 채팅문화나 패션문화처럼 이미 하나의 주요 문화가 되었다. 휴대폰은 점점 더 나만의 것, 나만의 공간, 나만의 방식, 나만의 취향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신체의 일부로 자리 잡으며 자기 정체성을 강조하고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특별히 휴대폰과 관련하여 가장 염려되는 것은 이 휴대폰문화가 우리 사회에 진지하지 못한 대화를 양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운전을 하면서, 공부를 하면서, 또는 길을 걸으면서 쉽게 휴대폰으로 대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기 때문에 두 가지 일들을 동시에 할 때 주의가 분산되면서 나타나는 건성적인 대화를 나누게 된다. 이런 현상은 우리의 인간관계를 진지하기보다는 사무적이며 표면적인 것으로 맴돌게 한다. 생각해보라. 나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어야 할 상대방이 운전을 하면서, 또는 다른 일을 하면서 건성으로 대화를 나눈다면 기분이 좋겠는가? 오늘날 이런 휴대폰문화가 진지하지 못한 대화문화, 더 나아가 우리의 주의를 분산시킴으로 일들을 깊이 있게 다루지 않는 문제들을 낳았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영화의 이야기처럼 휴대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사람의 생명과 영혼까지 구할 수 있다. 휴대폰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진정한 평안과 휴대폰으로 대화하고 싶은 강박적인 충동 사이에 위험한 경계선이 있다. 우리가 이 경계선을 지키지 못하고 휴대폰에 중독되는 이유는 우리의 작은 세계 안에 홀로남아 있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며, 그래서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은 강박 충동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제 남는 문제는, 우리가 이 대화를 즐기는 자유를 내려놓거나 상실하지 않고도, 유익한 휴대폰 대화를 어떻게 다른 이들과 함께 진지하게 나눌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언제 어디에서도 손쉽게 대화나 문자를 보낼 수 있는 휴대폰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 중 누군가 정서적인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지체하지 말고 우리 서로 자신의 휴대폰으로 그 사람에게 격려와 용기, 희망과 축복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또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대화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요즈음, 휴대폰은 가족 서로에게 연락을 자주 취하면서 서로의 안부와 함께 관심을 나누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우리는 휴대폰으로 우리 자신의 작은 세계를 벗어나 더 크고 넓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로부터 기쁜 소식들과 도움들을 나눔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이제 우리는 휴대폰문화 속에서 언제 어디에서라도 휴대폰을 켤 때 우리의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고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대상들이 여전히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종교인들에게는 휴대폰으로 복음과 관련된 거룩한 대화를 나눌 대상들이 언제나 기다리고 있다. 성경은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복음을 전하라고 말한다. 오늘날 하나님은 생활필수품이 된 휴대폰을 통해 우리를 부르신다. 축복의 메시지나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삼아보라고. 끊임없이 지니고 다니는 대화의 수단인 휴대폰으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라고. 직접 찾아가거나 만날 필요도 없이 언제나 어디에서나 활용할 수 있는 휴대폰보다 더 효과적인 복음전도의 수단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너의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예수의 부르심을 너의 휴대폰을 가지고 나를 따르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 대구일보 2009.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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