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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에세이 친절은 고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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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프린스톤 신학교의 설교학 교수였던 토마스 롱이 신문을 읽다가 뉴욕시 한 성당에서 매우 축제적인 예배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발견했다. 그는 가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주일 아침에 뉴저지의 집에서 뉴욕시의 성당 광장 앞에까지 가는 지하철을 탔다. 그는 일찍 도착했다. 아름다운 봄날이었다. 성당 옆에는 아름다운 작은 공원이 있었다. 그는 아직 아침식사를 하지 못했다. 길 건너에 있는 식품점으로 들어갔다. 커피 한 잔과 달콤한 빵을 사서 그 날 신선한 아침공기와 아침식사를 즐기기 위해 공원으로 갔다. 그런데, 아직 커피 뚜껑도 열지 않았는데, 그 공원에서 밤을 새운 한 남루한 노숙자가 그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선생님, 동전 있습니까?” 그에겐 식품점에서 받은 잔돈이 약간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잔돈을 꺼내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자신의 손이 동전에 닿는 순간, 그는 아직 선행을 베푼 것도 아닌데 스스로 자랑스러운 일을 하고 있음을 축하받는 따뜻한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여러분이 누군가를 위해 멋진 일을 막 행하려 할 때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 교수는 이 노숙자 뒤에 또 다른 노숙자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면서 친절을 베풀 것인지를 알아보려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사람 뒤에 두세 명의 또 다른 노숙자들이 줄을 서서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순간, 그는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손에는 고작 동전 30센트가 그리고 그의 마음속에는 친절함 밖에 없는데, 뉴욕시에 거주하는 수천 명의 노숙자들 모두가 자신을 둘러싸고 줄을 서서 자신의 친절함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는 이런 순간,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돌아서기 쉽다. 왜냐하면 오늘날 사람들이 모래 위에 그려진 것 같이 곧 힘없이 지워져버릴 것 같은 부드러운 친절로는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매스컴에 의해 널리 알려질 정도의 대단한 친절을 행할 기회를 기다리고만 있다. 이처럼 우리는 시작도 하기 전에 친절함을 학대하고 있다. 친절을 우리 속에서 다른 사람들을 향해 솟아오르는 선한 어떤 것으로 여기고 우리의 최상의 부분으로부터 나오는 친절을 베풀려 하면, 오히려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사실, 세상에는 나의 친절함을 받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또는 내가 그들에게 친절해지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나의 인내가 허약해져서 나의 친절함을 분개로 돌아서게 할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이 친절함이란 단어를 사용할 때, 그것은 다른 사람들을 향해 표현된 우리의 최상의 부분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선물이 아니라면 불가능하게 될 어떤 것을 의미한다. 성경이 친절함이란 단어를 사용할 때, 그것은 하나님이 세상에서 행하고 계시는 것에 비추어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볼 때 배우는 것은 하나님은 세상을 재창조하고 계시다는 것, 부러지고 상처 난 인간성, 나와 여러분을 취해 우리를 모두 새로운 피조물로 만들어 가신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친절함이란 다른 사람들을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는지에 비추어 바라보는 것을 거절하는 것이다. 오히려 하나님이 그들을 하나님의 미래에서 만들어 가시는 것에 비추어 그들을 바라보려는 하나의 고집이다. 친절함이란 시민불복종의 한 행위이다. 그것은 사람들을 우리 주변 세상의 현재 상태에서만 보려는 관습, 현재의 기준과 전통에 의해서만 취급하려는 것에 대한 고집스런 거절이다. 오히려 그들을 하나님의 미래에 재창조될 사람으로 보고 취급하려는 주장이며 고집이다.

한 친구가 최근에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갔는데, 비행기가 연기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비행장 대기실에 앉았다. 대기실 바로 건너편에 작은 레스토랑 하나가 있었다. 정오쯤 이어서 그 식당은 아주 한가했다. 오직 한 사람만이 그 식당에 있었다. 헤어진 옷을 입은 노숙자 한 사람이. 그는 자신의 냄새나는 머리를 고급 식탁 위에 올려놓은 채 쉬고 있었다. 얼마 되지 않아 매니저로 보이는 한 건장한 남자가 그 식탁을 향해 걸어갔다. 바로 그 순간, 내 친구는 속으로 ", 저 매니저가 이제 노숙자를 밖으로 집어 던지려고 다가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매니저는 노숙자의 식탁을 지나가면서 핫도그 하나를 올려놓았다. 또 되돌아오는 길에는 그 핫도그 바로 옆에 커피 한 잔을 올려놓았다. 핫도그 하나와 커피 한 잔을.

간단하게 보면, 그 매니저가 행한 것은 친절함, 간단한 친절함이었다. 그러나 신앙적 고집으로 보면, 그 매니저는 실제적으로 "조금 후이면, 나는 이 식당의 매니저가 되어야 할 것이고, 당신은 노숙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떠나달라고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잠간 동안만이라도, 우리 모두 하나님의 미래 안에 있도록 합시다. 형제여, 향연으로 환영합니다. 향연으로 환영합니다."라고 생각하고 먼저 고집스런 친절을 행한 것이다.

 

/ 대구일보 2008. 8. 1. 허도화(계명대 교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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