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에세이 정직한 사람은 성공하기 힘들다
- KAL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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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아내가 친척들 앞에서 나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아니 기억도 못하는 미국 유학시절 나에 관한 비밀스런 이야기였다. 나에 관한 좋은 이야기인지 아닌지 몰라 약간 불안한 마음이었지만,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태연하게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아내가 전하는 이야기가 점차 불안한 내용으로 흘러갔다. 나의 실수로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던 고등학생 큰 아들의 수학 성적을 망쳐놓았다는 이야기였다. 아들은 자신의 최저 시험점수, 치욕의 점수를 받고는 나를 원망하면서 대성통곡 하였다는 것이다.
‘아니, 내가 사랑하는 아들의 성적을 망쳐놓았다니...항상 공부를 열심히 하고 우수한 성적을 받아오기에 내가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기는 아들에게 내가 그런 일을 하다니...언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나는 마음속으로 아내에게 항의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사실 이야기이니 더 들어 보라는 듯 내가 저지른 뒷이야기를 이어갔다.
대학교 기숙사에서 학위 논문을 쓰고 있던 어느 한 날 점심시간에 아들로부터 지금 조퇴를 해야겠다는 전화가 왔다. 몸이 많이 아파서 오후 시간 수업을 들을 수 없다고, 빨리 자동차로 몰고 와 자기를 집으로 데려다 달라는 부탁이었다. 나는 급히 자동차를 몰고는 아들의 학교로 갔다. 아들이 이미 학교 본관까지 나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아들의 얼굴이나 몸은 아침 등교 때의 모습하고 별로 다르게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아들이 자동차에 타자마자 물었다. “준영아, 어디가 아픈데?” 아들은 바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빠, 사실은 아프지 않아요.” “그런데 왜 조퇴를 하려는 거야?”
아들의 사연은 길었다. 예체능 특활시간에 학교 연주회를 위해 특별 첼로 개인레슨을 받느라 수학수업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럴 경우는 가까운 친구에게 자신이 빠뜨린 수업 내용을 확인해야 했는데 미처 그러지 못했다. 그 날 오전에야 알게 된 것은, 오후 첫 수학시간에 쪽지 시험이 있다는 것이다. 쪽지 시험이라도 정기시험과 비중은 동일한데, 아들은 미리 알지 못해 시험 준비를 하지 못했고, 더구나 배우지 못한 내용에 대한 시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위기를 피하기 위해 다른 학생들이 하는 것을 본 아들이 머리를 굴린 것이었다. 부모가 학교에 와서 서명을 하면 아이가 조퇴를 할 수 있고, 더구나 다음 날 동일한 시험을 개인적으로 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나에게 협조를 구한 것이다. “당장 차에서 내려!” 나는 더 이상 어떤 설명도, 변명도 듣고 싶지 않았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빵점 맞아도 좋으니 무조건 교실로 들어가 시험을 쳐!” 아들은 다시 자신의 사정을 이해해 달라고 나에게 통사정을 했다. 그러나 나는 결코 아들과 한통속이 되고 싶지 않았다. 아들은 당황했다. 그는 학교의 교육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고 또한 아들인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버지를 원망하고 울면서 교실로 돌아갔다.
그 날 아들은 배우지 않았던 내용의 시험을, 그리고 준비하지 못한 수학 시험을 망쳤다. 줄 곧 1등을 놓치지 않던 수학과목에서 처음으로 최저 점수를 얻어 평균점수가 추락했다. 아들은 그 수학과목의 점수를 회복시키느라 한 학기 동안 무척 노력했다. 하지만 아들은 끝내 수학 성적을 평소의 성적인 A+를 놓쳤다. A는 고사하고 B로 만족해야 했다.
나는 아들이 보다 정직한 길을 걸으면서 한 학기 동안 떨어진 성적을 회복하느라 고생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그 고통의 시간을 지나면서 아들은 아버지의 깊은 뜻을 알고는 그 과정을 자랑스럽게 감당했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그 아픈 기록인 최저 점수를 받게 한 일이 내가 아버지로서 그 아들을 위해 한 일들 가운데 아마 가장 자랑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정직하게, 깨끗하게 사는 길은 곧 자신이 분명한 손해를 보아야 하는 것임을 경험하게 한 사건이었다. 그렇게 손해를 보며 정직하게 사는 것이 곧 하나님을 믿는 우리 가족의 정체성임을 깨달은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로 인해 그 때의 큰 손해를 봄으로 더욱 정직한 길을 걸을 수 있었고, 하나님을 믿는 가정의 정체성이 자신을 변화시키는 힘이 지니고 있음을 경험했다. 아들만 손해를 보았는가? 아니다. 그와 한 가족인 이 아버지도 함께 아픔과 손해를 보았다. 아들이 정직한 길을 걸어가기 위해 가족과 함께 아픔을 나눌 수 있었던 이 사건은 지금까지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이룩한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정직한 사람은 성공하기 힘들다.”라는 견해가 일반적인 국민 정서가 되고 있는 현상을 보면, 한국 사회의 위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이 넘는 수가 스스로 기독교, 천주교, 불교에 속한 종교인이라고 고백한다. 그런데도 2007년 대한민국의 부패인식지수(CPI)를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180개국 가운데 43위에 그치고 있다. 또한 아시아 13개국을 대상으로 부패지수 순위를 조사했는데 한국은 8위에 그쳤다. 조사 대상 나라들 대부분이 비기독교국가였고 따라서 기독교인들의 비중도 우리보다 낮은 나라들이었다. 선진국이란 깨끗한, 정직한 나라를 말한다. 왜냐하면 선진국에서는 정직하지 못하면 결코 부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직한 사회는 우리 모두 손해를 볼 각오를 할 때 가능하다.
'갈 길 멀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올해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전체 180개 국가 가운데 40위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올해 부패인식지수가 10점 만점 중 5.6점으로, 순위는 지난해보다 3단계, 점수는 0.5점이 상승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4위, 일본 18위, 그리고 대만이 39위를 차지해, 우리나라보다 부패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OECD 30개국의 평균 점수는 7.11이고 한국은 이 중에서는 22위를 차지해, 지난해에 비해 3단계 상승했습니다.
부패인식지수가 세계단 오른 세계 40위를 기록해 청렴도가 소폭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꾸준한 상승세에 있지만, 선진국 수준과는 여전히 격차가 큽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새로 발표한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 5.6점을 받았습니다. 조사대상 180개 나라 가운데 40위입니다. 지난해보다 0.5점 높은 점수를 받아 순위가 세 단계 올랐습니다. 지난 2005년 이후 최대 상승폭입니다. 또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9년 최저점인 3.8점을 기록한 이후 지수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평균인 7.11점과는 여전히 격차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