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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에세이 복권을 사는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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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가 끝날 즈음, 한 학생이 교문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달려왔다. 그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나에게 주면서, “교수님, 장학금을 받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 보답으로 이것을 드리고 싶습니다. 교수님, 행운을 빕니다!” 그는 곧 내 앞에서 사라졌다. 그가 나에게 행운을 줄지도 모른다고 건네준 것은 바로 복권이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사본 적이 없던, 아니 선물로도 받아본 적이 없던 복권이 나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내 머리 속에서 이 복권 한 장이 한 해 동안 선한 일들을 열심히 행한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솟아났다. 내가 복권의 주인공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복권과 도박 산업이 급증하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일본에서는 파친코 도박 산업이 정부의 묵인 하에 급성장을 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호주 도시에 있는 가장 큰 건축 계획은 거대한 카지노 사업이다. 우리나라도 복권판매로 기금을 조성하여 국민의 복지 증진을 위한 공익사업에 사용한다고 건전한 오락처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터무니없음에도 수 백 만 명이 복권을 구입한다. 모두가 아무 것도 아닌 대단한 것을 얻기 위한 기회를 희망하면서. 교사들은 복권들을 마치 자신들의 학교를, 성도는 교회를 재정지원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추천까지 한다. 사실 우리는 그런 돈이 선한 일을 위해 사용되는 것은 극히 작은 양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현대인들이 자신들을 매우 세련되고 비평적이면서 또한 매우 미신적으로 생각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 현대인들은 점점 목적을 가지고 개입하고 감독하는 신을 믿지 않는다. 우리가 믿는 것은 행운이다. 이제 행운은 우리 자신을 설명하는 방식이 되었으며 또한 우리의 방식대로 오는 것이 되었다. 신도 우리 인간에게 나쁜 일들을 일어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혹 나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은 운이 좋지 않은 결과일 뿐이다. 어떤 일도 선이나 악에 의해서가 아니라 매우 우연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파스칼은 과학이 우연성이라는 것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반면, 원래 기회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기회, 운이란 우리가 근거리에서 어떤 상황들을 관찰할 때 일어나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관찰을 하면, 우연성임이 분별된다. 동전을 백번이나 뒤집어보라. 돌린 회수의 절반은 머리로 나타나고, 나머지 절반은 꼬리로 나타나는 것이 행운에 의한 것은 아닐 것이다. 확실히 이것은 나는 하나님이 우주를 가지고 주사위놀이를 하신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한 아인슈타인의 법칙이다.

 

카지노에 들어갈 정도로 아주 바보인 사람들만이 행운을 믿는다. 카지노를 세운 사람들은 행운을 근거로 자신들의 돈을 기계에서 튀어나오도록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의 비즈니스 승률은 철저하게 수학에 근거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우리에게 기회와 승률이 있다고 말한다.

 

최근에 미국의 국가안전위원회(National Safety Council)는 고속도로 위에서 일어나는 자동차 사고를 우발사고”(accidents)충돌”(crushes)로 표기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만일 여러분이 고속도로에서 120킬로미터로 달리고 있다가 비참한 사고를 당했다면, 이것이 정말 우연한 사고인가? 우리가 흔히 단지 운이 나빴을 뿐이었습니다.”고 내뱉는 말이 우리의 삶에 대한 책임을 면제시켜주지는 않는다. 만일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운이 좋아서 또는 나빠서라면, 즉 운명이라면 글쎄 우리가 매우 근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사위를 던지면서 여러분의 기회들을 취해보라.

 

우리가 성경의 견해에 더욱 주목하게 되는 것은 , 기회, 제멋대로 우연히 일어나는 것 같은 것은 없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있는 것은 움직이고, 돌보고, 듣고, 때로는 분명하게, 많은 경우에 우리 삶의 장면 뒤에서 활동하시는 하나님이시다. 있는 것은 우리의 세계가 어딘 가에로, 하나님에 의해 미리 결정된 어떤 선한 목적을 향하여 움직이고 있다는 조용한 확신이다.

/ 대구일보 2008. 3. 24 허도화(계명대학교 교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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